근황


* SIGIR 
SIGIR을 다녀왔다. 오럴 발표로는 처음 하는 국제 학회 발표가, 어째 SIGIR같은 1급 학회라, 대단히 쫄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잘 발표했다.  다음엔 뭐 더 잘할 수 있겠지. 친절한 한국 분이 (유학가 계신) 단점을 지적해주셨다. 발표자료에 글이 너무 많고, 표나 수치 설명을 너무 빨리 지나쳤다고... :) 발표자료에 글 줄이는거, 늘 알면서도 참 어렵다. ... 이러니 저러니 해도 교수님 말처럼 : "그래도 SIGIR full paper 발표하니, 사람들이 부러워하지 않니." ...  

그렇지만 한번낸거야 뭐 의미 있을가. 매년, 하다 못해 2년에 한번은 full paper를 SIGIR급에 매번 낼 수 있어야겠지. 공부해야겠다는 충전을 잔뜩 하고 옴.  

파리에 유학가 있는 학교 후배를 만나 또다르게 몹시 즐거웠던 학회. 

* 보스턴과 워싱턴
SIGIR은 보스턴에서 있었지만! 아내와 함께 뭔가 조금 더 보고 오자는 계획을 위해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들을 방문하기로 결심, 아내와 함께 이틀간 스미스소니언이 있는 워싱턴에 갔음. ... 즐거웠을까? 하지만 미국에서도 완전한 휴가 기간이었던지라... 너무 복잡했음. 아아... 에어로스페이스 뮤지엄의 별관인 공항판을 보지 못한것이 아쉽다는... (대체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곳에...) 

개인적으로는 보스턴이 더 마음에 들던. 대도시 워싱턴은 쬐끔... 

* 서점, 서점들 
고풍스런 서점을 찾아다니지 않은 탓이지만, 여기가도, 저기가도, 만나는 것은 Borders와 Barnes and Novel .... 사고 싶은 책이 너무나 많았는데... 나중에 amazon으로 주문하기로 하고, 저가에 할인 판매하는 책만 몇권 집어왔다.... 으아아아. .... 미국내 비행기들의 무게 제한이 얼마나 강하던지... 무게 제한 안으로 가져오려고 고생 고생. 아내도 나도, 책 사고 읽고 모으는건 너무나 즐거운지라...  서점 쇼핑이 쇼핑의 절반이었더라. ... 

* 바쁜 8월과 9월 
프로젝트의 1차 마일스톤이 8월 말에...  제출해야 할 special issue 아티클이 9월에 하나, ... 그전에 써야 하는 저널 페이퍼가 하나... 3중고로쇠이다... 

* 새 맥북 
미국에서 1699불에 unibody Macbook Pro 15인치를 업어 왔으다.  현재 환율로는 국내 판매가격보다 싸다는건, 뽀나스 수준이고... 제일 큰 이유는, 키보드가 더 깔끔하다는 것! (한글 마킹이 없는 깔끔 영어 키보드. 내 HHK 키보드처럼 무마킹이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 Home sweet home
28시간 비행... 아니, 그전날 미국내 비행까지 합치면, 근 40시간 이동... 집에오니 얼마나 행복한지.  매일 수백불씩 주고 잔 호텔보다, 내 집이 더 따스하고, 더 넓고, 더 포근하고... .... 아아.... 집이여. 

by nayas | 2009/08/03 23:39 | 로그 | 트랙백 | 덧글(2)

만약 부족한 것이 돈이나 시간이라면.

"(독일 사람들이) 동물들을 위해서 그렇게 애를 쓰는 것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도 다 못살리고 있는데, 그 시간에 사람들이나 돕지." 

이 말을 들었을때, 무언가 답하고 싶은, 그래서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를 테면 다음과 같이 시작하는 말. 
  "그래요. 만약 (더 좋은 세계가 못되는 것이) 부족한 돈이나 시간 때문이라면, 그 말이 맞답니다. 더 중요한 것부터 해야겠지요. 제한된 시간, 제한된 돈을, 중요한 것부터 쓰고, 해결하고, 개선하고, 이어 나머지를 해 나가야하겠지요. ... 하지만, 부족한것이 돈이나 시간일까요? 거꾸로 생각해서, 우리들에게, 혹은 이 사회에 돈이나 시간이 더 많으면, 굶는 사람들이나, 생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더 도울 수 있을 것일까요? 어쩌면... 부족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 --- 마음이라든가, 관심, 사랑 같은 것이 아닐까요? " 
 이를 테면 저렇게 시작하는, 무언가를 말해주고 싶었다. ... 하지만 오가는 짧은 대화 속에서 이 이야기를 짧게 할 방법이 없었고, 나는 가만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마셨다.  특히나 그녀는 "좋은 사람"이었기에, 부족한 것은 마음이나 사랑이고, 그런 마음이나 사랑은 구분하지 않고 서로 돕기 때문에 작은 것들을 돕는 것이 큰 것을 돕는 것과 다름 아니라고...  그러나 충분히 이해하게 전달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그 말을 계속 할 수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 꼭 그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 꼭 그 대화 상황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누구든, "왜 더 중요한 일을 놔두고, 그런 덜 중요한 일에 신경을 쓰나요" 라며, 동물을 걱정하거나,  소수자의 권익을 도우려하거나, 이주 노동자 문제나, 기타 어딘가 주류가 아닌, 고생하는 사람이나 생명 숫자도 적은 일에 매달리는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 말할때, 나는 무엇이라고 대답할 것인가... 꼭 타인을 위한 대답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대답은 무엇일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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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부족한 것이 돈이나 시간이라면, 그런 관점이 맞습니다. 우리는 일단 우리에게 주어진 예산이나,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하여, 먼저 중요한 것들 부터 해결하고, 그것들이 안정되면 이어 조금씩 조금씩 덜 중요한 문제로 나아가는 것이 맞겠지요. 하지만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시간이나 돈이 아니라, 마음이라면 어떨까요?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마음이나 사랑이라면, 그것은 천천히 늘어나는 것이지 고정된 것이 아니랍니다. 그런 마음이란 것은 구분하기보다는 차별없는 것이라서, 작은 생명을 아끼는 마음과 불운에 닥쳐 힘든 일을 겪는 사람에 대한 배려의 마음과, 길 가는 사람을 마주할때 인사하는 마음이... 모두 같은 근원을 가지고 있답니다. 가령, 내가 당신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쓰러져 죽어가는 동물을 구해주는 것은, 다른 마음이 아니랍니다. 

필요한 것이 돈이나 시간이라면,  그것들을 쓰는 만큼 줄어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나누고, 어쩔 수 없이 한 부분에만 사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필요한 것이 마음이나 사랑이라면 그것은 쓰는 만큼 늘어납니다. 내가 당신에게 보내는 친절한 감사의 말 한마디나,  당신이 길가에서 차에 치어 죽은 들짐승을 위해 기도하는 하나 하나의 마음은, 그로 인해서 다른 사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나, 다른 생명에 대한 존중을 표할 기회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늘어나게 합니다. 마음은 그러한 놀라운 특징이 있습니다.  가령, 우리 인권 변호사 (지망인) A양이 이주 노동자들의 괴로움에 애정을 지니고 돕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그녀는 그 덕분에 한국인 노동자 문제에 대해서 둔감해지는 것일까요? 오히려 그 반대이며, 그녀는 특정한 종류의 사람들을 도움으로서, 우리 전체를 돕게 됩니다.

부족한 것이 돈이나 시간이라기 보다, 우리 사회 전체가 지니는 마음이나 사랑이기 때문에, 제 생각에, 우리는 그래서 작은것과 큰것을 구분하지 않고, 사람이나 동물이나, 친구나 모르는 사람이나, 수만리 밖의 외국의 재난에 대한 도움이거나, 국내의 재난에 대한 위로거나.... 모두 구분하지 않고, 기꺼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인들이 얼핏보아 시간을 낭비하거나,  정말 중요하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마음과 에너지를 (그리고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당신이 그렇게 말하는 것이, 참 슬펐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제 생각에는 --- 당신은 예수님의 사랑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고, 나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사랑이라거나, 모든 생명의 사랑이라거나,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익이나 쓰임이나 용도와는 관계 없는, 순수한 관심이라고 말할지도 모를, 우리가 어느 종교나 어느 신념을 믿건 간에, 그것을 만나게 되면 어떤 순수한 마음이라고 동의할 수 있을 , 그 어떤 ---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부족한 것이 돈이나 시간이라면 몰라도, 정말 부족한 것이 사랑이나 마음이라면, 아마도 우리는, 모든 종류의 사소한 선행과, 도움과, 인권과, 생명권을 차별하는 마음 없이 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건 이상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실 세계는 돈과 시간에 의해 제약 받는다고. 실지로 우리는 돈과 시간이 필요하고, 마음이 존재해도 그것이 형상을 갖추고 현실 세계에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돈과 시간이 필요하며, 그 돈과 시간은 어쩔 수 없이 우리에게 보다 중요한 일을 행하게 한다고. 

그렇다고 해도 문제는 변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부족한 것은 사랑이나 마음이지, 돈이나 시간이 아닙니다. 국민소득이 두 배가 된다고 해서, 나라가 더 부자라고 해서, 어느날 우리가 로또에 당첨된다고 해서 행복해지거나 풍요로와 지지 않는 것처럼, 돈이나 시간은 (정확히 말해 돈이나 시간의 부족은) 마음이 행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지만, 마음을 가져오지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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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들을 짧게, 티타임에 1분 안에 말 할 수가 없었다. ... 아니, 말하려고 시도하지 않은 것이 보다 바른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이, 현실주의자나, "시장의 영역"에 속한 보통의 세계, 혹은 당장 취업이나 돈에 치여있는 내 친구들에게 얼마나 허황되게 들렸는지, 나는 잘 기억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나는 돈이나 시간은, 그것들의 부족이 우리를 꽃피우지 못하게 할 수도 있을 뿐, 절대로 꽃 피우게 하는 요인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내 발아래에 땅이 있다는 것을 알듯, 오늘 공기가 서늘하다는 것을 알듯. 

by nayas | 2009/08/03 22:48 | 로그 | 트랙백 | 덧글(0)

향기, 아내.

나는 아내보다 늘 늦게 잠드는 편이다. 새벽까지 내 세계에 (그것이 일이건, 환영이건, 연구건) 골몰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새벽에 잠드는 경우가 많다. 아내는 아침형 인간이라, 오전에 제일 기쁘고 반짝이는 사람. 그런 그녀의 오전을 같이 해 주지 못하기 떄문에, 가끔 그녀가 기분 상해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나는 정말이지 잠들기 직전에 가장 빛나는탓에, 어쩔수 없지만. 가끔은 밤을 새고, 아침에 졸리운채, 그녀와 함께 아름다운 강을 걷는다. 그러나 그런 일은 몹시 드물기에, 그녀는 내가  오전에 어디에 같이 가자고 하는 말은, 거의 절대로 믿지 않는다.

아내가 먼저 잠든 방 앞을 지나면 향기가 난다. ... 사람에게는 그나름의 향기가 있다. 냄새. 향취. 향수를 쓰지 않아도. 샴푸나 비누를 바꾸어도 똑같이 나는 어떤 냄새의 베이스가 있다. 그 냄새를, 아내가 잠든 방 앞을 지날때면 느끼게 된다. 함께 잘 때나, 함께 다닐때는 느끼지 못하지만, 그녀와 떨어져 있다가 그녀의 공간에 가거나. 먼저 잠든 그녀 품으로 갈때면, 느끼게 된다. 사람의 향기.

할머니의 향기, 아버지의 향기, 어머니의 향기등으로 사람들이 기억하겠지만, 가족이외의 사람에게, 향수나 샴푸나 비누가 아닌 그 사람의 향을 기억하는 것은 쉽지 않다.  ... 그런 향기들은 때로  위험할때가 있다. 순식간에 시간을 15년 정도 되감아, 어린 마음이 다시 나타나는 것이다. 앞뒤 없이, 어린 마음, 올곳은 단검 끝같이 예리한 마음으로 서로를 해쳐가며 했던 첫 사랑 같은 것들이 되돌아오는 순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가끔 그 향기와 비슷한, 거의 비슷한 (같을 수는 없겠지만) 향이 나면, 그 시절 기억이 정확히 나면서. 19살이던 스스로가, 다른 어떤 사람의... 샴푸로도, 비누로도, 향수로도 변화시킬 수 없는 그 어떤 향을 처음 접하던 때가 떠오른다.

어린 마음에 열심히 사랑한 덕에, 나는 많은 것을 배웠고,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 나는 가끔, "알게 될 수록 단점이 보여서" 사랑하지 못한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조금은 이해가 되지만, 그런 사람들이 전혀 이해되지 않기도 한다. ...  사람들을 보면 볼수록, 더 변화할 그들이 기다려진다. 가족처럼, 친구나 부모처럼, 그들의 성장을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이, 사랑의 근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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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 내가 좋아하고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 가족, 친구, 그리고 여성들도. 행복하게 자라나기를. 여름 햇살에 가득 만개한 잎과 꽃을 키우는 ... 그런 큰 나무가 되고 세상을 살아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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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향기는 정말이지 좋다. 그래서... 잠시뒤에, 마지막 와인 한 모금을 마신듯, 취한듯 졸린듯, 수면의 한계 선상에서 그녀 곁의 침대로 파고들 생각은 언제나 나를 즐겁게 한다. 나는 잠들기 전 시간이 제일 좋다... ... 잠들러 갈때, 매번 새롭게 재미있는 포즈로 잠들어 있는 그녀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이를테면, 다리를 꼬으고(의자에 앉은 것 처럼!) 뭐라고 잠꼬대를 하며 잠든 그녀를 기억해두었다가 아침에 놀릴 생각을 하며 잠든다거나,  등.

아내의 내음이 너무 좋아서, 침실 곁에서 잠시 서성인다. 향기의 놀라운 점은, 정작 향기 속으로 뛰어들어가면, 더 이상 향기를 맡지 못한다는 점이다. 가령, 침실에 들어가면 금방 코는 지쳐, 이 향을 맡지 못한다. 나는 늘, 그녀 곁에 있어서 향을 맡지 못하지만, 몇 시간 동안 떨어져 있다가 침실 앞을 서성이는 이런 순간에는 더 느낄 수 있어서, 기쁘다.

향기의 또한 놀라운 점은, "그 사람은 이런 내음이었지." 하고 다시금 인식할 수는 있어도, 향기를 머릿속에서 직접 떠올릴 수는 없다는 점이다. (보통 사람은 모두 대개) 색깔이나 음계처럼, 머릿속에서 가상으로 경험하며 비교해보기는 어렵다는 것.
어릴때 부터 나는 향에 대해서 지극히 민감했었는데, 그래서 매번 수저나, 그릇에서 나는 미묘한 물냄새의 차이 -- 하루된 물인지, 물 속에 10여분 담그어둔 것인지, 씻자 마자 바로 바싼 말린 것인지 등에 따라 --- 그릇을 가려서, 어머니가 늘 야단치셨는데... (박테리아 10마리냐 1천마리냐 정도는 가뿐히 구분해주마. 으하하하하, 레벨이랄까. )민감함으로 더 기쁜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런데 나는, 어째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내음만을 기억하는 것일까? 아니, 그게 아니구나. 향은 똑같이 느끼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과만 연결되어 있는 것이겠지. ... 강렬한 것들은 모두 사랑에서 오고, 옷으로도, 직위나 직책으로도, 뿌린 향이나 꾸민 표정으로도 감출 수 없는 실체를 보는 것은, 오직 사랑했던 사람들이었으니까, 그래서 진짜 냄새는, 그런 사람들에게서만/그런 사람에게만 보여지고/기억할 수 있는 것이겠지.

나는 당신이 어떤 샴푸를 쓰건, 어떤 향수를 뿌렸건, 구분할 수 있어. 라고 마음속으로 되내어본다. (정말 그럴까? 내 마음의 회의적인 부분이, 목숨을 걸 정도는 아니야, 조심해! 라고 하지만, 어째, 정말이지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는 구분할 수 있다. 떠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두 향이 주어질때 어느것이 당신인지, 절대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 그리고 나는 아내가 잠든 침실을 지나치고 내 방으로 가서 마저 내 일에 골몰한다. 나는 영원히 당신과 함께 있다. 이 사실을 배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 하며, 책의 다음 챕터를 읽어내려가는 것이다.

by nayas | 2009/07/03 05:00 | 로그 | 트랙백 | 덧글(0)

The dark tower, 제 7권, the dark tower.

드디어 마지막 권이다. 제작년, revision 된 1권 - 4권을 아마존에서 사두고, 그해에 4권까지 읽고, 작년에 학회 참석차 들른 미국에서 5권을 사고, 올해 6권, 7권을 반디앤 루이스에서 샀으니... 




* 부작용들 ?
- 어쩐지 총이 멋있게 느껴진다. 특히나 리볼버가. 샌들우드 손잡이에, ACP 45 라운드가 들어가는 리볼버 하나 장만하려면 미국 가야... (쿨럭)
- 너무나 의외에 장소에 피어있는 장미를 보면, 어쩐지 어디서 노래 소리가 나지 않나 기다리게 된다. ... ( 그 장미에 대한 묘사 장면을 마주하면, "나도 이 기분 아는데!" 라고 생각하게 된다. 본적은 없는데도 말이다... 오호라. 아스란을 만날때 아이들이 느끼던 그런 느낌 같은 것이었지.... 아닌가? 잠깐!)
- 예비군 훈련을 받다가, "I aim with my eye, not with my hand, I kill with my heart, not with my gun! " 하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며 사격을 한다. T.T 췟.
- 스토리가 어영 부영하게 가다가도, 그(스티븐 킹)가 신기가 들듯, 필력이 살아나면, 정말이지 눈을 뗄수가 없다. 가령 수사나의 노래에서 마지막이라든가, ... "I love thee"를 외치며 죽어가던 (다른) 수잔이라든가...의 장면은, 정말이지 신기 들어야 쓸 수 있는 레벨이다.
- 듣보잡 작가일때의 스티븐 킹 자신에 대한 묘사가 재미있다. : 소설적 장치로서 충분한가는 논외가 될것이고, 플롯이 이상해진다는 비판도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이 후에 당할 그 트럭 사고의 의미를 그런 식으로 끼워넣다니. 대체 마무리는 어떻게 하려고 이따구로... 라고 말하게 된다.
- 관절염(arthritis : 엄청나게 무서운 병일거라 생각했는데, 사전 찾아보니 관절염이어서 피식했으나... )이 지극히 무섭고, 세상을 구원하지 못하게 만들, 병처럼 느껴진다. ... 미리 견과류를 많이 먹자, 라고 생각하게 된달까.
- 아플 때, 어머니가 발라주시던 호랑이 기름(호유)이, 어쩐지 잘 듣더라니, 다크타워가 있는 키월드에도 있었다.  T.T  역시 좋은 약인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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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권의 가운데, 드디어 beam breaker들의 마을에 와 있다. 정말이지 아껴 읽고 있다.

스티븐 킹 스스로, "너무 안 쓰여지는", "어차피 내가 쓰는게 아니라 스토리가 쓰는, --- 소설 속에서 처럼, beam이 스스로의 의지로 (혹은 dark tower가) 스스로 존재하도록 쓰게 만드는" 그런 책인지라... 그런지는 몰라도, 플롯 기복이 심하다. 새로 고쳐쓴 1-4권도 여전히 그렇고, 5권이나 6권도 여전히 그랬다만...  매 갈등의 마무리에서만큼은, 그의 필력이 신기를 발휘한다.

하지만 이 7권의 끝은 어떨지, 기대반, 걱정반인데... 아마도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훌륭하게 마무리해 주겠지. 기대 이상으로 처리해주겠지, 생각해본다. 살짜기 플롯에 실망하고 있지만... 6권에서도 그랬다가도 멋드러지게 깨뜨려 주었으니까.
6권(song of susanna)은 거의 절반가량, 플롯에  좀 실망하고 있다가, 왜 수사나의 노래가 제목이되었는지 이해하게 되는 대목에선, 그의 그려내는 힘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 (미국 민권 운동의 역사를 찾아보게 되질 않나... 쩝...) 정말이지 대단한 작가다.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 수잔의 노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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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ton John의 "someone saved my life tonight"을 틀어 놓고, 죽은 캘러핸을 추모해주며 7권 읽기. 아까워서 아껴 읽기.
모드레드는 어떤 선택을 할까... 휴... 누가 죽는걸까... 카텟이 깨어지는 카-슌을 느끼는 그들 앞에서, 잠시 책을 내려놓고 몇일이나 (장장 3일이나) 안 읽고 아껴두고 있다. 근 1년 반을 읽어온 이 시리즈가 끝나는게 아까워서랄까.

크게 연 것일수록 닫아내기가 힘든 법...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에 대한 내 평가는, 아마도 7권의 마무리에서 결판 날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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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타워 시리즈는  (혹은 스티븐 킹은), 책이 재미있으면서도 어쩐지 쉽게 읽히지 않는다는 것.  --- 가령, 나오미 노빅의 테르메네르는 외국어라도, 그냥 술술 읽히는데 ---  반면 어떤 지점에서는 눈을 뗄수가 없게 흘러간다는 것. 스티븐 킹 스타일인듯도 한데... 간결하게 짧으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어떤 문체들은, 배울 장점인듯도 싶지만... 지루할 정도로 촛점을 옮기며 묘사를 "비껴가는" 기법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로서는 떄로는 "몇 페이지 지나쳐서 액션으로 가볼까? "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한페이지도 빼먹어서는 안된다는 거... 오호라!


by nayas | 2009/06/25 03:33 | 책&이야기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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